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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2012 전국 국공립 창작공간 네트워크 프로젝트 그 ‘거리(distance)’의 창의적인 자세


        2012 전국 국공립 창작공간 네트워크 프로젝트

              그 ‘거리(distance)’의 창의적인 자세


                                                                 김월식(금천예술공장 4기 입주작가)


창의적인 자세


애당초 그 거리distance는 좀처럼 가늠하기 어려운 거리였다. 세상의 여러 잣대를 사용 해봐도 쉽게 측정할 수 없는 이 거리는 차이의 레이어가 겹겹이 쌓여있는 층위이면서 지금을 막 투과하고 있는 시간의 거리이기도 하고, 광랜의 속도로 밀착되어 있는 동시대의 스킨쉽이면서 고수가 많이 살고 있다는 무림처럼 전설이 끝없이 전해지는 신화적 거리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그 거리distance에는 예술가가 연루되어 있고, 예술가를 프로모션하는 창작공간이 있으며 삶을, 예술을 그리고 이 둘의 관계를 관심 있게 지켜보거나 혹은 외면하는, 관심조차 없는 로컬이 있다. 섣부르게도 이 불확정적이고 부조리한 관계 속에 존재하는 거리를 메우고 있던 사랑, 희생, 배려, 존중, 화합, 조력, 착한, 이해, 소통 등등의 파편적 의미로는 이 거리distance의 텐션을 이야기 하기는 어렵다. 훨씬 치밀하면서도 구체적인, 그리고 감각적인 이 거리distance에는 반목과 갈등, 차이와 무관심, 외면과 상처투성이의 과정이 존재하고 이 과정과 교배하는 어처구니 예술이 있었으니 이 날것과 같고 선무당의 칼춤과도 같은 관계들을 이번 전시에서는 ‘창의적인 자세’로 다룬다.



국공립 창작 공간


국립 현대 미술관을 필두로 서울시와 서울문화재단, 경기문화재단, 인천문화재단 등 전국 지자체와 기관에서 지원하는 창작공간의 수는 지난 10여년 사이 지자체의 수만큼 증가했다. 거기에 지역의 대안공간과 민간 예술단체들까지 합하여 보면 2009년 아르코미술관 통계로 60여개, 그 이 후에는 70여개가 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이 운영 중으로 파악된다. 

수적으로만 보면 가히 레지던시의 르네상스라고 여겨도 무색할 것이 없는 창작공간의 증가는 경제적으로 혹은 심리적으로 고립감과 박탈감속에 있던 작가들에게 적지 않게 창작환경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국공립에서 운영 중인 창작 스튜디오의 경우 작업실 지원과 함께 작가를 인큐베이팅하거나, 프로모션을 통하여 작가들을 성장시키는데 노력한다. 하지만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프로그램의 다양성에 대한 지적과, 지역 컨텍스트를 활용하지 못한다는 비판에서 자유스럽지 않은 이유는 창작공간의 역할 론이 단순하게 작가를 지원하고 양성하는 차원을 넘어 지역사회와의 교류의 장을 만들고 예술과 문화를 매개하는 방법들을 연구하며, 무엇보다도 그 수행의 과정을 통하여 지역사회와 예술을 통한 상호작용을 요구 받기 때문이다. 작가 개인과 사회와의 문제가 창작공간과 지역사회의 관계라는 틀에도 적용되며, 이 관계의 틈새 차이의 틈새를 메꾸거나 비워두는 과제가 창작공간에 주어진 것이다. 그 틈새에 창의적인 자세가 필요한 것이다.



지역대안공간과 독립군


안양의 스톤엔워터가 안양석수시장에 자리 잡은 지 이제 만 10년이 지났고, 인천의 스페이스 빔은 1997년부터 인천지역에서 ‘시각’이라는 잡지를 만들며 동시대 예술의 지역에 대한 고민을 드러내고 있다. 부산의 오픈스페이스 배가 그러했고 청주의 하이브가 그러했으며 최근엔 순천의 돈키호테처럼 민간단위의 단체나 예술가들이 직접 지역의 의제에 대하여 예술적 접근을 허용하고 예술의 방식으로 고민하며 정책과 기관이 상상할 수 없는 의미의 지점들을 생산하고 있다. 지역에 뿌리를 두고 지역에서 활동하는 만큼 지역 대안 공간과 그로부터 독립한 독립예술가들의 각개전투는 병법만큼이나 다양하고 순발력 있으며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전개된다. 이들이 지역에 활동하면서도 연결망을 갖추고, 격려와 위로의 연대감을 갖는 것은 고생한 자들의 태생적 연대감일 터, 사례를 나누고 모방하고 이종교배를 통하여 진화하거나 자가 분열을 멈추지 못하고 확장되는 지역 대안공간과 독립예술가들의 활동들은 동시대 예술의 프레임으로는 진단하기 어려운 듣보잡의 예술적 고민이고, 어찌 보면 이는 예술이라기보다는 지역적 삶의 영역이나 그 경계에서 그 미적 태도들을 개간하는 촌(?)스러움 이기도 하다.



그 거리distance의 창의적인 자세


그 거리는 일대일의 거리가 아니다. 예술가와 창작공간의 거리이면서 예술가와 지역, 지역과 지역, 예술과 삶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마주하는 다대다의 거리이다. 다대다의 구조는 다성이 마주하며 합창하는 구조이다. 이 고단한 차이들의 목소리들이 만들어낸 파장들은 당연하게도 화음을 이루어내지 못하는 다성적 목소리들의 진정한 합창이며 불협화음의 이유만큼이나 다양한 거리distance의 의미를 생산하며 전 방위적으로 퍼져나간다. 모름지기 창의는 이런 다양의 세례 속에서 은혜를 받는 법이다. 창의의 자발적 상상력들은 거리와 거리 사이에 존재하는 다성들의 떨림을 감각적으로 조응하며 관계의 밀도를 구체화 한다. 불일치를 허용하고 충돌을 소중히 하며 서투른 일시적 동의와 미묘한 균형을 찾으며 차이가 차이에 말을 건네고 특정 권력이나 이해관계에 의한 폭력 없이 창의적이며 생산적인 제스츄어를 취한다. 비로소 그 거리distance의 창의적인 자세가 눈에 들어온다.





























































2012 전국 창작공간 네트워크 프로젝트

○ 전시명 : 그 ‘거리(distance)’의 창의적인 자세

○ 일 정 : 2012.10.25.(목) ~ 2012.11.17.(토), 10:00~18:00 (24일간, 기간 중 무휴)

○ 오프닝 : 2012.10.25.(목) 오후 6시

○ 장 소 : 금천예술공장 전시실 P.S.333 및 창고동 외 전역

              공연과 음식 퍼포먼스

○ 재활용 밴드 공연 : 김동현(작가)

○ 음식 퍼포먼스 : 금천미세스(금천예술공장 4기 입주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