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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2013-'총체적난 극'

총체적난 극의 네 번째 씬

총체적난 극의 네 번째 씬

승동의 손에서 사각의 프레임이 그려진다. 천천히 닫혀버린 사각은 더욱 견고하다. 느리게 닫혀버린 문의 여운이다. 이렇게 특징 없이 심플한 카메라는 본적이 없다. 승동은 카메라를 그리고 병호를 배려한다. 손이 여물지 못하고 둔탁한 병호를 위해 카메라 끈을 마지막으로 그려 넣는다. 코러스 이아람 작가가 객석에 앉아 있는 병호에게 다가선다. 그제서야 병호는 카메라를 들고 일어선다. 병호의 카메라는 늘 신비주의에 쌓여있다. 그는 렌즈를 통해 바라본 세상을 타인과 공유하지 않는다. 그에게 찍힌 세상은 두께가 없다. 한없이 얇게 그의 핸드폰 속으로 저장되는 세상은 그의 부끄러운 표정으로는 읽을 수 없다. 병호는 오늘 용기를 내어 사진을 공개하기로 했다. 총체적난 극은 오늘 병호의 시선으로 풀이된다. 병호의 첫 번째 셔터가 움직인다. 철커덕.